교보문고 광화문 지점 식당가에서 어린 남자아이의 얼굴에 뜨거운 된장 국물을 쏟고 치료 조치를 하지 않은채 사라졌던 주부가 경찰에 자진출석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8일 피의자로 지목된 주부 이모씨(52)가 지난 27일 오전 10시쯤 경찰서를 찾아와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일 오후 3시25분쯤 종로구 세종로동 광화문 교보빌딩 지하 1층 식당에서 된장국물이 담긴 그릇을 들고 돌아서다가 달려오는 허모군(7)과 부딪혀 국물을 아이의 얼굴에 쏟아 화상을 입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실은 허군의 어머니가 인터넷 포털에 <대형서점 공공식당에서 아이 화상 테러 그리고 사라진 가해자를 찾게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져 네티즌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경찰은 허군의 아버지의 신고로 지난 24일 교보문고 내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분석작업과 관련자 조사를 벌여왔다. 경찰관계자는 26일 아이의 얼굴에 국물을 쏟은 여성의 얼굴은 확인했으나 음식결제를 현금으로 해 신원파악은 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었다.
사건이 점차 일파만파로 퍼지고 경찰조사 소식이 들리자 이씨는 27일 자진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나 역시 손에 화상을 입었고, 아이가 식당에서 뛰어다니다가 먼저 와 부딪힌 것이기 때문에 내가 피해자라고 생각했다"면서 "오히려 아이를 식당가에서 뛰어놀게 방치한 부모에게 사과를 받고 싶었으나 아이도 다친 것 같아 경황이 없을 것 같아 그냥 나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계획이다.